아도르노의 부정적 역사철학은 헤겔과 맑스 역사철학과의 비판적으로 대결한다. 그는 헤겔과 맑스의 역사의 원리, 역사법칙의 필연성 등에 나타난 역사철학적 설명도식을 역사형이상학이자 긍정적 역사철학이라고 비판하면서 자신의 고유한 부정적 역사철학을 기획한다. 부정적 역사철학은 『자연사의 이념』 의 모티브에 기초하고 있으며 자연지배의 역사와 그것의 부정성의 거울개념으로서 자연과 자연사를 제시한다. 아도르노 역사철학의 기본 구상이 제시된 『자연사의 이념』은 『계몽의 변증법』에서 고통의 원역사에 대한 역사철학적 구성으로, 『부정의 변증법』에서는 부정적 역사철학의 이론적 토대와 자연과 역사의 변증법적 관계모델에 대한 사유로 변주된다. 부정적 역사철학은 실증적 역사기술, 역사의 형이상학화, 역사발전 법칙, 역사의 내적원리, 역사적 예측과 전망을 거부하고 지배의 역사와 그것의 부정성을 읽어내는 사유이자 태도이다. 동시에 부정적 역사철학은 지배의 역사와 다른 역사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 열린 역사철학이다. 부정적 역사철학이 다른 종류의 역사형이상학이라는 비판과 내용적 체계성의 빈곤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지구화 시대에 발생하는 고통의 객관성과 부정성의 경험에 대한 역사철학적 이론을 구성함에 있어 부정적 역사철학의 현재성과 한계를 포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