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주제는``인간 본성의 개화/성취의 길``이다. 이것은 ``신앙과 지식의 관계``그리고 ``인간이 하느님에게 참여하는 길``을 묻는 것이기도 하다. 주된 전거로는 동방 그리스교부의 중기와 후기의 대표자로서, 니사의 그레고리우스(335-395년경)와 고백자 막시무스(580년경-662년)를 들고자 한다. 또한 라틴교부인 아우구스티누스도 이 점에서 깊이 통하는 바가 있다고 여겨진다. 우선 교부 전통의 역사적 내지 본질적인 의미에 관하여 간단히 이야기하고 나서 논문의 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1) 2세기에서 8세기 중반에 이르는 교부의 전통은, 물론 성서를 기초로 하고 있지만, 고대 그리스철학의 전통을(스토아학파나 신플라톤주의를 포함하여) 수용하여, 그것과 맞서면서 그것을 극복해간 커다란 사상조류이다. 즉 고대 그리스적 전통의 ``수용, 맞섬, 초극(超克)``이 교부 전통의 기본적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거기에는 광의의 철학과 신학과의 융합/완성의 모습이 존재한다. 그러한 교부의 전통은 참으로 ``인류의 지적 유산``이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넘어서기 어려운 사상적 원천이다. 이것은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이라고 하는 두 사상조류가 만나 격투를 벌이는, 서양사상 미증유의 일이다.(이는 후세의 ``12세기 르네상스``나 ``13세기의 종합``과 나란히 특기할만한 것이다.) (2) 교부들에게 있어서, 자연본성(physis, natura)은 완결되어 자존(自存)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성(=하느님의 이름)에 철저하게 열려있다. ``자연본성의 역동론``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그리고 특히 인간 본성은 자유의지의 작용으로 상반된 방향에서 그 가능성을 가지나, 본래는 ``하느님의 모상(eikon, imago)``의 완전한 성취로 정위(定位)되어 있다. 그러면서 교부들은 염지주의와는 달리, 신체(육체)를 악으로 보지 않고, ``신체성``을 중시하고 있다. 또한 동시에 ``시간``과 ``의지``가 문제의 중심에 놓이게 된다. (그것들은 고대 그리스 전통에서는 좀 부차적인 위치에 있었다.) (3) 고백자 막시무스(동방교부 전통의 집대성자)에 의하면, 인간은 ``자연본성의 유대(紐帶, syndesmos)``이다. 그리고 만물은 인간을 유대로 하여 전일(全一)적으로 연관되어, 우주적 신화(神化 = 신적 생명에의 참여, theosis, deificatio)에 정위되어 있다. 거기서는 감각적 사물도 배제되지 않으며, 이른바 자연계도 전체로서 신적 생명에 참여하여 그 생명을 현현하여 가는 길이 통찰되고 있다. (4)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 본성의 개화``와 ``만물의 우주적 신화``의 근거로서, 로고스 그리스도의 육화와 그 신적인 활동(energeia)이 현전하고 있다. 거기서 인간적 자유, 의지의 활동은 신적인 활동과 ``협동``이라는 방식으로 비로소 제대로 활동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육화와 신화와의 관련``은 확실히 그리스도교의 특수한 교리에 관련된 문제임과 동시에 의지론의 최전선에 있는 것으로서 신학 철학의 보편적 문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