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신라 하대 현덕왕대에만 존재하였던 副君과 그것이 가지는 정지적 의미에 대해서 살펴본 것이다. 헌덕왕대에 부군을 두었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태자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헌덕왕이 정식으로 책봉한 태자가 있는 가운데 부군이 만들어지게 된 것으로 보아 비상한 조치로 취해진 결과였다. 헌덕왕이 동복인 김수종을 부군에 임명한 것은 귀족들을 회유함과 동시에 태자의 왕위계승을 순조롭게 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던 것이다. 헌덕왕 11년 이후의 정치·사회적 혼란이 매우 컸기 때문에 그는 태자가 순조롭게 왕위를 계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김수종을 부군에 임명하고 태자의 정치적인 조력자로 삼은 것이었다. 그렇지만 부군에 임명된 김수종은 헌덕왕의 의도와는 달리 월지궁에 들어간 다음 태자 관속들에 대한 회유를 아끼지 않았으며 왕위계승을 위해 노력하였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헌덕왕은 그의 동생인 김충공의 협력을 이끌어 내고자 하였다. 즉 충공의 딸을 계비로 들인 다음 또 다른 딸을 태자비로 삼았던 것이다 충공과의 혈연적인 유대관계를 통하여 김수종을 견제하고자 하였음을 헤아릴 수 있다. 또한 충공을 상대등으로 삼은 것도 그러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렇지만 충공은 생각을 달리했다. 즉 그는 형인 김수종이 아들이 없다는 것을 알고서 후일 홍덕왕을 이어 왕위를 계승할 생각까지 하였던 것이다. 결과적인 것이긴 하지만 홍덕왕이 왕위를 계승한 이후 그가 선강태자로 책봉된 것도 그러한 것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결국 김수종이 왕위를 계승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는 성공을 하였다. 즉 헌덕왕이 돌아간 이후 태자를 축출하고 왕위를 계승할 수 있었다. 그런데 보다 중요한 사실은 홍덕왕 이후 신라가 멸망할 때까지 부군이 다시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홍덕왕 이후 치열하게 전개된 왕위쟁탈전 때문이기도 하지만 문성왕 이후 정국의 안정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부군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신라 조정에서 그만큼 부군의 폐해가 크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신라 하대 헌덕왕대에 유일하게 보이는 부군에 대한 기록은 그러한 사정이 내재되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This article explores the pugun (副君, lit. vice-lord or assistant lord) system, employed temporarily only during the reign of King H6ndok (r. 809-826), in which Kim Sujong was appointed to the post. The pugun did not refer to the crown prince, because under the situation in which the crown prince had been already installed, Kim Sujong, a uterine brother of the crown prince, was appointed to the new post pugun. This suggests that the new system might have been the result of an emergency measure. The new pugun system, in fact, was designed to reduce the possibility of political disturbance. In the middle of the political and social turmoil in and after 819, King Hondok appointed Kim Sujong to the new post of pugun as a special assistant to the crown prince so that the throne could be succeeded smoothly by the crown prince. Right after King Hondok died, however. Kim Sujong eliminated the crown prince and ascended the throne for himself. What is more important is the fact that the pugun system was not restored until the last day of Silla. It might be because of a series of internecine succession struggles after the death of King Hungdok (r. 826-836), but it is also worth noting that the system was not restored even after the political situation was stabilized during and after the reign of King Munsong (r. 839-857). It seems the pugun system was not restored because the harmful effects of the system were obvious to the ruling house of Silla. It thus should be understood within this context that the pugun system was only employed during the reign of King Hond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