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18세기 호락논변(湖洛論辯)의 한 정점에 서 있던 외암의 견해를 중심으로 그의 미발론이 지니는 수양론적 함의를 재검토하려는 목적에서 작성된 것이다. 먼저 외암의 미발논의에서 그의 의도를 보여주는 심(心)·기불용사(氣不用事)·단지(單指) 등에 내포된 의미에 주목하였다. 남당과의 논변과정은 동일한 용어사용에서부터 다양한 개념이 혼재되어 있으므로 논의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주기 때문이다. 같은 심을 말하더라도 외암의 경우는 기품과 대립된 본심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반면, 남당은 관점에 따른 차이일 뿐 별도로 본심의 영역이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도덕적 본심에 주목하려는 외암의 의도는 본심의 주재력 발휘를 미발의 상태까지 이끌어 갔다. 이발과는 달리 미발에서 기의 작용이 정지된다는 의미를 액면 그대로 아무런 의식활동이 없는 것이 아니라 본심의 충일상태로 본 것이다. 바로 이렇게 순수한 기인 본심이 우리 인간에게는 실재하므로 그에 걸맞은 본성의 실현을 적출할 수 있고 도덕성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게 된다. 외암은 인간이 지닌 도덕적 본심을 분명히 하기 위해 미발논의에서 의도적으로 상대의 주장을 평가절하 한다. 남당은 미발에서 지각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로 지각하는 일이 없는, 즉 기의 작용이 정지된 중립적 상태를 미발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외암은 미발에서도 선악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자체가 우리가 함양하고 지향해야 될 본심을 무력화시킨다고 보았다. 만약 본심의 주재력이 상실된 채 기의 작용이 멈춘 것만을 미발이라고 규정한다면, 무엇을 막론하고 정지하고 있는 모든 것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기의 작용이 일시적으로 멈추었다고 말하더라도 선악의 불순한 마음가짐으로는 만물의 변화에 대응함에 있어서 언제 어디서나 중(中)의 심리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고 비판한다. 논의의 결론 즈음에서 외암은 인간이라면 누구나에게 있는 본심이 욕망으로 흔들리는 혈기를 제어했을 경우에 비로소 본성에 더욱 밀착될 수 있다고 확신하였다. 심성일치(心性一致)로 귀결되는 그의 주장은 인간이란 그저 이 세계에 던져져 기질적 맥락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천지자연에 참여하고 그 속에 자신이 우뚝 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내재된 본래의 순선한 마음을 확인하고 일상에서 주체적이며 실천적으로 참여하려는 도덕적인 인간, 이는 바로 외암을 비롯한 낙학계열 학자들의 정신세계를 대변해주고 있다. 결국 외암이 강조하는 본심은 우리가 간직하고 함양할 목표였고, 미발논의가 그러한 마음이 실재함을 논증하는 것이라면, 심성일치는 무실(無實) 아닌 무실(務實)로 나아가는 실천의 방도였던 것이다.
本文圍繞18世紀湖洛論辯中的一位顫峰人物巍岩的見解, 重新討論了其"未發論"中內在的修養論的含意。首先考察了巍岩未發論中所提到體現其意圖的"心" "氣不用事""單指"等內含的意義。這是因爲本文認爲在與南塘的論辯過程中, 同一用語混雜了多種槪念, 這增加了理解論述脈絡的難度。卽使提到同一用語"心", 巍岩是從與氣稟對立的本心的側面而言, 相反的, 南塘認爲這只是觀點差異, 倂不령外存在本心的領域。而重視這種道德本心的巍岩, 其意圖在於將本心主宰力的發揮帶入未發的狀態。與已發不同, 未發倂不是字面所說的氣作用的停止, 卽毫無意識活動的狀態, 而是被看作本心的充溢狀態。他主張正是這種純粹的氣, 卽本心, 眞實存在於我們人身上, 因此可以體現出與之相符的本性倂使之正當化。巍岩爲了明確人所具有的道德本心, 在他的未發論述中刻意的針貶了對方的主張。南塘認爲未發中雖然有感知覺悟的可能性, 但實際倂沒有感知覺悟, 卽將未發定義爲氣的作用停止的中立狀態。然而巍岩認爲, 未發中也存在善惡這話本身, 是弱化了我們應該涵養和向往的本心。因爲如果把未發定義爲本心的主宰力喪失, 氣的作用停止的話, 且不論其他, 這已經犯了把所有靜止的事物都等同看待的謬誤。此外, 他還批判道, 就算說氣的作用只是一時停止, 以懷著善惡的不純之心應對萬物的變化, 無論何時何地, 都不能說是"中(中立)"的。在結論部分, 巍岩確信, 只要是人, 無論是誰, 當其本心알制了被欲望動搖的血氣時, 才能更加貼近其本性。他的主張歸結於心性一致, 展現了人倂不僅僅是被投入這個世界, 而無法擺脫氣質脈絡的存在體, 而是通過不斷的努力, 就能參與天地自然倂屹立其間。確認本來就存在的純善之心, 倂在日常事務中自主實際的參與, 這種道德人性代表了包括巍岩在內的洛學派系學者的精神世界。歸根到底, 巍岩强調的本心是我們保有倂涵養的目標, 對未發的討論如果是對本心實際存在的論證, 那摩心性一致則是以務實而非不實爲引導的實踐方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