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젝의 이데올로기론은 잘못된 의식이라는 인식론적 오류에 기초한 전통적 맑스주의의 이데올로기론을 교정하고, 사회구성체의 모든 차원이 자본에 의해 보편적으로 규정되는 탈이데올로기 시대에 정치적인 시각과 변혁적 실천을 복원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그는 우선 이데올로기를 사회 전체를 특정한 관점으로 체계화하는 ‘누빔점’으로 정의하면서, 오늘날 그러한 누빔점은 바로 경제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 경제는 정치에 의해 뒷받침되는 것이며, 이때 정치는 여전히 자본주의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적인 환상에 기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지젝은 라캉의 정신분석학적 방법으로 설명하는데, 이데올로기가 가져다주는 ‘향락’이 이데올로기적 환상을 작동하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제안한다. 자본의 이데올로기는 우리에게 환상을 강요하는데, 그 강요는 주체들의 요청에 의해서 작동하는 강제이다. 다시 말해 주체들은 자본이 제공하는 향락 때문에 그러한 이데올로기적 환상을 내면화하게 된다. 따라서 현실에 대한 잘못된 의식을 바로잡는다고 해서 이데올로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우리는 어떤 것이 이데올로기인지 잘 알면서도 그것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젝은 보다 적극적인 정치적 실천으로 이데올로기를 넘어서고자 한다. 그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다고 믿고서 급진적인 정치적 실천을 통해서 역사를 바꾼 레닌으로 되돌아가기를 통해서 탈이데올로기, 탈정치의 시대를 극복하고자 한다. 지젝은 이러한 정치적 실천을 ‘삭제’의 정치학이라고 부르는데, 이데올로기적인 환상의 껍질을 벗겨내는 삭제 작업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삭제 작업으로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이데올로기적 지지대를 제거하고자 하는데, 지젝은 이데올로기적인 환상이 인식의 왜곡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체제라는 형식 자체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밝힌다. 그렇기 때문에 이데올로기론의 핵심과제는 그러한 형식 자체가 우리에게 필수불가결한 무엇이 아니라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의 레닌으로 되돌아가기는 과거 맑스주의로의 단순한 회귀가 아니라 맑스주의의 역사적 실패라는 부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면서, 그 실패로부터 배우고, 무엇보다 레닌의 프로젝트가 지녔던 정치적 실천의 가치를 보존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젝은 이데올로기의 시대가 끝났다는 주장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정치가 끝나고 ‘객관적인’ 경제가 세상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힘이라는 주장이 오늘날의 가장 노골적인 이데올로기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의 이데올로기론이 이러한 비판적 지적을 넘어 현실적인 실천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우선, 그의 이데올로기론은 우리가 어떻게 그러한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적 환상을 돌파할 수 있는지, 왜 그러한 돌파를 가능하게 하는 고정점이 맑스주의적인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증적이고 실질적인 대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데올로기를 현실이 작동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취급함으로써 이데올로기 비판과 극복을 일종의 선택의 문제로 만들고 있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만약 지젝의 이데올로기론이 갖는 이론적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이데올로기가 체제 자체의 형식에 의해 유지된다는 점을 논증적으로 밝힌 것이다. 또한 정치적인 변혁을 위한 모든 시도들을 냉소적으로 폐기하는 탈이데올로기적이고 탈정치적인 시대야말로 우리가 새로운 정치적 실천과 변혁을 모색해야 할 시기라는 제안도 우리가 되새겨 볼 만한 것이다.
Zizek`s ideology theory corrects marxist ideology based on epistemological fallacy known as a false consciousness, and attempts to restore political vision in post-ideological age. He defines ideology as a nodal point which systematizes whole society from specific viewpoint. And applying to Lacan`s psychoanalytic method, he asserts that the fundamental cause-which works ideological fantasy-is jouissance. Lastly, he revives the political act in post-ideological age and post-political age through returning to Lenin. So to speak concretely, his ideology theory deals with a problem how some ideologies persuade individuals and society in the plot. And jouissance is a fundamental cause which accommodates them to such a ideological winning. Also he stimulates political act to reveal ideology and to bring out revolutionary practice. Above everything else, the kernel of his argument is superiority of politics to economy and superiority of political practice to personal belief. This is just what Zizek have said an ideology of today. It is ideology not only to assert ideological age has been closed, but also ideological politics has came to an end. And by reason of these points, asserting an objective economy wins and orders all society is ideology too. But his ideology theory doesn`t give a logical and real answer to the question how we can break through capitalistic ideology, and why these breakthrough should be a marxist point. In addition to these questions, he treats ideology as a precondition which works real life, for that reason criticizing and overcoming ideology would be a problem of choice. In spite of these difficult situations, if Zizek has made a significant contribution to ideology theory, it is as follows. We must try to find new political practice and revolution in the post-ideological and post-political age, in other words in the age of cynicism which abrogates all attempts to bring about political revol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