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당정협의제도는 정당법이 제정되고 정당이 제대로 기능을 할 때부터 약 35년간 한국 국가정책결정의 주요 메커니즘으로 역할을 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해 왔다. 이에 따라 이 글은 한국 당정협의제도의 이론적 기반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고자 하였다. 한국 당정협조제도의 이론적 근거는 국가정책의 결정에 있어서 집권여당과 행정부가 갖는 국민에 대한 책임성이었다. 한국의 경우 정당, 특히 집권여당이 국민의 요구와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서였다. 한국이 당정협조제도를 도입하고 유지해 올 수 있었던 데는 특유의 권력구조적 요소와 정치권력의 성격 및 정권의 정통성 유지 필요성 등이 바탕이 되었다. 한국의 권력구조는 대통령제이면서도 내각제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어서 집권당과 내각이 대통령을 접점으로 통합되고 있다. 당정협조제도는 당과 정부의 정책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통합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한국 당정협조제도는 정당의 민주성을 반영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 효과적이었으며 이 때문에 권위주의 시대에도 사전적 정책협의, 즉 당정협조가 필요하였다. 한국 당정협조제도는 정당의 책임성에 바탕을 두고 있으므로 민주화 이후에도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