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행정문화는 그 동안 적지 않게 연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의 연구는 아직도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기존 연구들이 전통적 행정문화의 쇄신과 그것을 통한 한국의 행정현실 개선에 그 궁극적 목표를 두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행정현실의 개선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행정문화의 연구는 마땅히 다음 세가지 측면을 그 중심과제로 삼아야 한다. 먼저, 행정문화의 실상이 파악되어야 한다. 다루고자 하는 문제의 성격과 차원에 대한 올바른 진단과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 바람직한 행정문화에 대한 규범논리가 정립되어야 한다. 즉 문제해결의 타당한 방향과 지침이 설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행정문화의 실제적 전환에 초점을 맞추는 실천적 정향의 연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한국행정문화에 관한 기존의 연구들은 주로 전통적 행정문화의 속성들을 개념적으로 분석하거나 그러한 속성들과 연결된 행정행태의 역기능적 측면을 밝히는 데 지나치게 치중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제한된 연구 관점이야말로 한국의 행정문화연구가 일정한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는 근본원인이라고 하겠다 본 논문은 기존 연구들의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의 연구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본 논문이 지적하는 기존 연구들의 중대한 문제점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첫째, 행정문화의 개념을 지나치게 광의로 파악하고 있다. 둘째, 한국사회의 구조적 변동이 전통적 행정문화에 미치고 있는 영향에 관한 경험적 조사연구가 부족하다. 세째, 전통적 행정문화를 문제삼으면서도 거시적 맥락에서 그 전환의 기본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끝으로, 행정문화의 구체적 전환 방안에 대한 검토가 미흡하다. 이들 문제점과 관련하여 본 논문이 논의·제시하는 한국행정문화의 앞으로의 연구방향은 다 음 몇가지다. 즉 행정문화의 연구대상은 협의의 행정문화 즉 관료문화가 되어야 한다는것, 기존연구들이 답습·유지되고 있다고 전제하는 전통적 행정문화는 이미 퇴색되고 있을 가능성이 큰 바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바람직한 한국행정문화는 이론화되어야 하며 그 준거는 한국의 행정현실과 지배적 행정이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 행정문화전환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체계적 연구·분석이 요구되는 바 행정체제 내외의 상황요인들과 과학적 전환기법에 대한 연구가 그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 조직문화를 연구의 출발점으로 하여 행정체제 전체의 수준으로 옮아가는 상향적 접근도 행정문화의 연구방법으로 유용성이 클 것이라는 것 등이 그것이다. 전체적으로 본 논문은 한국행정문화의 연구는 앞으로 보다 다양화되고 세분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