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우리 나라 능금의 유래와 발전을 주로 조선 후기에 맞추어 규명한 것이다. 11세기부터 등장한 우리 능금에 대한 기록은 그 종류를 `林檎(능금)`과 `奈[멋]` 등으로 구분해 왔다. 오랫동안 그 재배범위가 한정되었던 능금이 북부지방을 토대로 주산지를 형성한 것이 19세기였는데, 그러한 발전은 17세기 말에 중국에서 도입된 신품종 능금에 의해 주도된 것이었다. 새롭게 전파된 신품종은 18세기부터 상업적으로 재배되었으며, 특히 새로운 생산기술과 병충해 방제기술까지 포괄하고 있었다. 특히 그 번식과 보급에만 온갖 관심이 집중되었던 17세기적 상황에서 새로운 생산 · 수확 · 가공법이 정착되었던 18·19세기적 발전상은 마침내 개화기를 맞아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상품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근대기술의 도입으로 연결되었다. 급속한 기술혁신이 빚은 명칭 혼란은 `沙果`란 이름의 부침을 야기하였는데, 당시의 실학자도 그러한 문제점을 예리하게 직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