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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도와 백인 가정의 파괴 : Harriet Jacobs 의 『 어느 흑인 노예 여성의 삶의 사건들 』
Violated Black Bodies , Ruptured White Relations Harriet Jacobs and the Reconstruction of Slavery
김민정(Min Jung Kim)
미국사연구 vol. 13 213-231(19pages)
UCI I410-ECN-0102-2009-940-005727589

`노예서사`는 18, 19세기 미국에서 북부로 탈출한 흑인 노예들이 주로 쓴 자서전적인 특성을 지닌 소설로서 노예제도와 사회체제에 대한 강한 비판을 담고 있다. `노예서사`라는 장르는 노예제도를 겪은 당시 미국 흑인들의 참혹한 삶을 보여주는 역사적 문서로 해석되어질 뿐만 아니라, 문화라는 공간을 통해 사회를 비판하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측면과 관련해서 최근 미국에서 소수 인종 작가들의 글쓰기가 활발해지면서 역사, 문학, 문화 연구에 걸쳐 주목되어지고 있다. 19세기 미국에서 쓰여졌던 다른 소설들-예를 들면 감성적 소설, 가정 소설, 모험소설, 10센트 소설 등-이 각자의 특성을 지니듯이, 노예서사에서는 백인들의 잔인함, 부도덕함, 가혹함을 자세히 묘사한다는 점 등 몇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다. 1861년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한창 성행하고 있을 때 출판된 헤리엇 제이콥스(Harriet Jacobs)의 『어느 흑인 노예 여성의 삶의 사건들(Incidents in the Lfe of a Slave Girl)』역시 다른 노예서사와 마찬가지로 흑인 노예들이 겪게되는 노동력 착취, 고문, 육체적, 정신적 고통, 성폭행, 가정의 침입과 파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제이콥스의 글은 노예서사의 전통에서 다소 벗어나고 있다. 한 백인 가정의 흑인 하녀로 어린 나이에 노예제도를 경험해야했던 제이콥스는 흑인 노예들의 억압을 여성상과 가정성의 파괴라는 데에 초점을 둠으로서 노예서사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노예해방에 대한 담론을 여성화(feminize)하여 제시하고 있다. 또한 그녀의 이야기를 여성의 성과 가정성 이라는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을 통해 그려냄으로써 제이콥스는 흑인 노예들의 몸에 가해지는 가혹함이 어떻게 백인 가정과 백인들간의 갈등과 파멸로 연결되어지며, 결국 흑인들뿐 아니라 인류의 인간성 말살을 초래함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제이콥스의 글에 대한 주된 비평과 해석-그녀의 글이 노예제도에 대한 지나치게 개인적, 소극적, 여성적 비판이라는 점-을 문제시 하고자 한다. 제이콥스의 노예서사에는 노예제도로부터 비롯되는 하나의 인간 관계가- 즉 백인 남자주인이 흑인 노예 소녀를 자신의 재산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소유하려고 하는 것이-백인 가정, 부부 관계, 부녀, 부자관계에 치명적임을 묘사하고 있다. 특히 제이콥스가 그 당시 지배적이었던 진정한 여성성에 대한 담론(the cult of true womanhood)을 해체시킬 뿐만 아니라 백인과 흑인의 구분, 백인들간의 관계와 흑인들간의 관계의 분리, 특히 여성과 흑인 여성의 구분을 모두 전복시키는 것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제이콥스가 흑인 노예 여성으로서 그녀의 삶을 가정이라는 영역을 통해 재현하여 성, 가족, 가정이라는 영역을 공적화하는 것을 살펴보고, 더 나아가 그녀의 글쓰기를 통해 가정 이데올로기나 가정 소설, 문학, 그리고 문화의 정치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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