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t;로드리고 왕의 연대기$quot; (Cro`nica del ray Rodrigo)라고도 알려져 있는 이 $quot;사라센 연대기$quot; (Cro`nica Sarracina)는 1430년경에 Pedro del Corral에 의해 쓰여진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전설, 즉 비시고도 왕국의 마지막 왕인 Rodrigo가 Ceuta영주의 딸인 Cava출 겁탈함으로써 야기된 이슬람교도들의 이베리아 반도 침략으로부터 Covadonga전투에서의 승리로 국토회복전쟁(Reconquista)이 시작될 때까지를 다루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 작품의 주요 내용들은 모두 역사적 사실들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 출전들 또한 스페인 역사학계에서 공인된 것들로써, $quot;모로인 Rasis의 연대기$quot;(Cro`nica del moro Rasis)의 스페인어 번역본과 Ramo`n Mene`ndez Pidal이 Primera Cro`nica라 칭한 Alfonso X의 $quot;스페인 역사$quot; (Estoria de Espan~a) 등이다. 이와 같은 역사와 픽션사이의 편력, 즉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허구의 혼재로 인해 이 작품의 장르 문제는 늘상 문학 비평가들에게 당혹감만을 안겨다 주었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 작품을 스페인 최초의 역사 소설로 보기도 한다. 19세기의 Ticknor나 Amador de los Ri`os같은 학자들은, Pedro del Corral의 의도가 $quot;기사 소설$quot;, 즉 허구를 진정한 역사 연대기처럼 꾸미려는 것이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이들은 이 $quot;사라센 연대기$quot;가 엉터리 사료의 한 예로써, 15세기에 역사 기술이 얼마나 쇠퇴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Ramo`n Mene`ndez Pidal 이후 십 수년동안 이 작품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현대어 판본이 나오지 않아 원본에 대한 접근이 곤란했던 거였고, 다른 하나는 위 학자들과 Ferna`n Pe`rez de Guzma`n (Pedro del Corral과 동시대인으로써 역사학자)이 가한 가혹한 비판으로 인해 수 세기동안 투영돼온 부정적인 그림자 때문이었다. 이처럼, 이 작품에 대해서는 오늘날까지도 대부분 엉터리 사료라는 선입견과 부정확한 주장이 떠돌고 있다. 현대적 시각으로 와서 이 연대기는 단순한 문학 작품이고, 따라서 사료 가치가 별로 없는 픽션으로써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진정한 역사서로 받아들였다. 이 연대기의 장르를 단도직입적으로 규정짓고자 하는 것이 본 고의 목적은 아니다. 대신 우리는 이 연대기를, 공시적으로는 이 작품과 당시의 작품들과의 관계를, 통시적으로는 스페인 소설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살펴봄으로써, 규범적이거나 분류적 관점에서가 아니라 보편적 (즉 사료냐 픽션이냐) 또는 역사적 관점에서 다루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Jauss가 말한 recepcio`n literaria의 개념에 기초하고자 한다: 한 텍스트와 그 장르를 구성하고 있는 일련의 다른 텍스트들간의 관계는 기대 지평 (horizonte de expectativas)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고 지속적으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즉, Jauss가 horizonte de expectativas (horizon d`attente)라고 명명한 이 개념은 독자가 새로운 작품을 읽을 때 이미 그 이전부터 읽어온 책들로부터 얻은 모든 것으로 인해 그것이 어찌어찌 진행될 것이라고 막연하게 갖는 기대감 또는 지식이다. 그게 바로 문학전통 또는 장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독자들 (즉 recepcio`n)이 장르상의 변화를 누구보다도 잘 감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독자들이 작품을 어느 장르로 받아들였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작품이 쓰여진 15세기 당시에는 다른 많은 작품들도 이처럼 사실과 픽션이 혼용되어 쓰여졌으므로 독자들도 이를 당연히 역사서로써 받아들였다. 그러나 16세기에 들어서는 인쇄술의 발달로 인해 Amadi`s와 같은 기사소설들이 쏟아져 나옴으로써 이 Cro`nica Sarracina도 같은 부류의 픽션으로 취급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19세기의 문학사가들이 이를 $quot;엉터리 사료$quot; 또는 $quot;타락한 역사서의 전형$quot;으로 평가절하함으로써 이 작품의 성격 규정에서 혼동과 불신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이로써 오랬동안 독자들과 연구자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그러나 이처럼 오랬동안 이 작품이 역사서로써 받아들여져 왔지만 현대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이 Cro`nica Sarracina는 명백한 픽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