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창세신화 <천지왕본풀이>는 적어도 세 가지 이상의 명칭(초감제, 베포도 업침, 천지왕본풀이)으로 조사 보고되었다. 이것은 조사보고자에 의해서건 심방에 의해서건 간에, 그동안 <천지왕본풀이>가 단일한 서사의 인식 체계로써 포섭되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기존연구에서도 ‘천지왕본풀이’가 인간세상 창조에 관한 이야기 및 인세시조에 관한 이야기, 우주적 질서 및 인세 질서에 관한 이야기 등으로써 구성되어 있음이 지적되었고, 천지개벽신화소로 시작하는 각편들과 수명장자징치담으로 시작하는 각편 등이 있다는 점도 아울러 주목되었다. 이것은 ‘천지왕본풀이’의 서사가 적어도 두 가지로 분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이제까지의 연구는 조사 보고된 모든 <천지왕본풀이> 자료를 하나의 작품서사인 것처럼 취급하고 분석해 왔다. 제주의 무속사회에서 본풀이에 담긴 신화적 의미가 실제의 의례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볼 때, 이러한 기존 논의는 재고를 요한다. 먼저 이제까지 조사 보고된 <천지왕본풀이> 자료를 정리하여 두 갈래의 서사적 분기를 보여준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천지개벽신화소로 시작하는 각편들과 수명장자징치담으로 시작하는 각편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실제 의례에서는 베포도업침의 일월광도업 대목과 서사적으로 연결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구분된다. 이는 <천지왕본풀이>의 핵심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인세의 삶과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이 두 가지 서사적 분기로써 나뉜다는 걸 알 수 있다. 또한 그 서사적 분기에 따른 서사유형들은 각각 우주창조신화와 기원신화의 맥락에서 그 신화적 성격이 이해될 수 있다고 보았다. 전자의 경우 인세의 삶과 죽음을 복수일월로 인한 천상의 혼란에 원인을 두어 설명하고, 후자의 경우 수명장자의 악행으로 인한 지상의 혼란에 원인을 두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의 논의는 <천지왕본풀이>를 새롭게 이해하는 연구시각을 제시해줄 것으로 본다.
The creation myth of < Cheonjiwangbonpuli > of Jeju Island was observed as having with at least three names (Chogamje, Bepodoeobchim, Cheonjiwangbonpuli). This suggests that the < Cheonjiwangbonpuli > is not easily incorporated into a single recognition system. Nevertheless, all the data up until this point have been analyzed under the name of < Cheonjiwangbonpuli >. This paper is intended to reconsider this view. In order to do this, I first looked at how the < Cheonjiwangbonpuli > is located within the shamanism culture system of Jeju Island. As a result of the study, < Cheonjiwangbonpuli > was classified as being linked to Ilwolgwangdoeob of Bepodoeobchim and not. In addition, the former began narrative from multiple sun and moon, and the latter began narrative from Sumyeongjangja Story. This indicates that human life and death in the < Cheonjiwangbonpuli > have been recognized as two narrative divergences, and that the narrative Divergences have been understood in the context of the universe creation myth and the origin myth respectively. In the former case, human life and death are explained by the heavenly confusion caused by the multiple suns and moons, and in the latter case, it is explained by cause of the ground confusion caused by sumyeongjangja’s evil. The above discussion is significance in that it provides a new perspective on the study of < Cheonjiyangbongu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