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금까지 거의 연구되지 않았던 식민지시대의 대표적 시인이자 비평가인 임화의 수필에 대한 연구이다. 임화는 다양한 소재의 수필과 기행문을 남긴바 있다. 임화의 수필에는 기존의 비평이나 시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임화의 일상과 섬세한 실존의 풍경, 무의식적 취향 등이 인상적으로 드러나 있다. 이 논문은 최근에 새롭게 발굴된 수필을 포함하여, 임화의 수필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1) 임화의 수필에 대한 자의식, 2) 독서와 책, 3) 여행과 산책, 4) 고독한 내면 등의 주제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그 결과 임화가 당시로서는 시, 소설 등의 중심장르와 구별되는 수필의 특성에 대한 정교한 자의식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화는 당시 수없이 출간되는 책의 홍수에 맞서 고전적이며 낭만적인 독서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임화는 이미 잘 알려진 일본 동경, 마산 외에도 평양, 부여 등을 여행했고, 낙산, 동대문, 창신동 일대를 산책했으며 왕십리, 뚝섬유원지, 청량리, 정릉 근방으로 근거리 기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기행의 과정에서 임화가 당시 본격적으로 근대화되어 가던 경성의 모더니티에 위화감을 느끼면서 자연과 교감하는 대목은 ‘모던 보이’라고 알려진 임화의 모습을 생각하면 이채로운 장면이다. 그러나 임화는 1939년에 발표된 「경성 산보도-본정(本町)」이라는 수필을 통해 ‘산책자’의 시선에서 포착된 근대도시 경성의 풍속과 매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이렇듯 임화는 모더니티와 전근대적 자연 사이에서 흔들리는 양면 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임화는 1926년 처음 발표한 수필 「환멸의 철인」에서 ‘고독’과 ‘적멸(寂滅)’의 정서를 내보이고 있거니와, 이런 임화의 고독한 내면은 일제 군국주의 파시즘이 절정에 이르렀던 1940년 무렵에도 유지되었다. 치열한 논쟁을 거치고 카프 서기장이라는 조직의 실세로 정열적으로 활동하는 가운데서도, 임화는 처연한 고독과 묵묵히 마주하고 있었던 것이다. 임화의 섬세한 실존풍경과 산책을 비롯한 일상의 체취, 고독한 내면 등이 그의 수필에 대한 탐색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임화 수필에 대한 연구가 언젠가는 완성되어야 할 임화 평전에 소중한 디딤돌이 된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This thesis is a study on the essays of Lim Wha(林和: 1908~1953), a representative poet and critic in a Colonial Period. Lim wrote a variety of essays and accounts of trips. In his essays, he showed impressive everyday life, the landscape of his existence, and his taste. However, there are few researches on them. This thesis, referring to his recently found essays, has the following four topics ; 1. Lim Wha`s self-consciousness on essay 2. reading and books 3. traveling and walking 4. inner loneliness. The study has found that Lim Wha had particular self-consciousness on essay. Lim Wha suggested classical and romantic reading against the sudden flood of books at that time. Also, he traveled in many places including Tokyo, Masan, Pyongyang, Buyeo, and took walks around Naksan, Dongdaemun, Changsin-dong in Seoul. And he also excursed to short-distance spots such as Wangsimri, Tukseom, Chungryangri, and Jungreung. Furthermore, Lim Wha captured the fascinating scenery of a modern city, KyungSung(Seoul) with the eyes of a stroller. He revealed his both-sides swaying between modernity and premodern nature. Lim Wha`s lonely sentiments can be seen properly through the study on his essays. So studies on his essays can be a valuable steppingstone for writing a critical biography of Lim Wha.